오랜만에 필드를 나가는거라 감도 없이 맨몸으로 나갔다가 깜둥이가 되어서 돌아왔다.

날씨가 흐릴것만 고민했지, 맑은 날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없었던 것.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을 적어본다.

작은 배낭, 챙이 넓은 모자, 물, 양산(혹은 우산), 썬크림, 운동화, 츄리닝(편한복장)

그리고 차에 우산을 반드시 하나는 챙겨다녀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날이었다.

2. 화석 관찰

공룡알 화석지에서 첫 시간은 지구과학 강사 선생님께서 들고오신 화석들을 관찰했다.

몇년 동안 사비로 화석을 구입해오셨다고 한다.

평소에 화석으로 수업을 자주 해서 완족류를 많이 봐왔는데, 이렇게 큰 완족류는 처음이었다.

글로솝 테리스와 삼엽충도 크기와 디테일이 좋았다.

화석을 관찰하며, 암모나이트 내부에서 광물이 자라는 과정을 설명해주셨다.

암모나이트는 원래 내부에 체액이 바깥으로 드나들 수 있는 관이 있는데, 그 부분을 통해 실리카 광물들이 안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하셨다.

어려모로 많이 배우게 되었다.

우리가 수업을 듣는데 고양이 한마리가 자꾸 어슬렁 거려서 찍어 보았다.

고양이는 그냥 넘어갈 수 없지.

3. 필드 답사

1. 공룡알 화석산지

우리가 먼저 들어간 곳은 공룡알 화석지였다.

이 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라 마음대로 입장할 수 없다.

매주 화~일요일 09:00부터 16:30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선생님을 따라 안쪽으로 쭉 들어가다가, 데크가 없는 길로 빠지면 아래와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원래 이 지역이 갯벌이었는데, 간척 사업으로 인해 육지화 되면서 드러난 지형이라고 한다.

그래서 해식 동굴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이 원래는 동굴같이 되어 있었는데 상부가 침식에 의해 무너지면서 입장이 불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암반의 옆면을 보면 점이 층리가 나타난다.

선생님께서 자갈, 모래, 진흙의 차이를 보여주시겠다며 암석 옆부분에 있는 가루들을 한줌 퍼오셨다.

그리고 채망으로 두번 거른 뒤 만져보게 하셨다.

입자 크기에 따른 분류를 눈과 촉감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 다음은 공룡알 화석지로 이동했다.

원래 공룡알 화석이 조금 더 많이 보였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풍화 침식이 되면서 공룡알의 모습이 희미해 졌다고 한다.

중간 중간에 보면 둥글게 자갈같은게 있는데 자갈이 아니라 공룡알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이게 뭔지 알기도 어렵다.

암반을 관찰하면 구멍이 뽕뽕 뚫려있다.

이건 타포니와는 다르게 염풍화에 의해 생긴것이라고 한다.

해수와 광물이 오랫동안 반응하면서, 선택적으로 침식받아 만들어진 구조이다.

이렇게 퇴적 지형과 공룡알 화석산지를 관찰하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였다.

2. 화성 국가지질공원

점심을 먹은 뒤에는 화성 국가지질공원으로 이동했다.

공룡알 화석산지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있다.

이 곳에는 현재로부터 18.7억년 전 발생한 미그마타이트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왼쪽에는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이라 막혀있다고 하셨다.

다행인건, 아파트가 들어서도 혼성암이 있는 곳은 그대로 보존될 것이라고 한다.

아마 다음번에 올 때는 접근성이 더 좋아져 있을 것 같았다.

함께 온 학생들이 먼저 관찰을 하는 동안, 교사들은 앉아서 지질학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이 준비해오신 암석과 광물들, 그리고 방식들을 함께 나누어보았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건 암석 박편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수업한다는 것.

암석 박편이나 편광현미경은 지구과학2에 나오는 내용이라 따로 2학년 학생들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는데, 교육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시험에 내지 않더라도 관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정말 지구과학을 좋아하고 사랑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눈 후, 먼저 습곡을 관찰해 보았다.

가끔식 보이는 편마암에서의 습곡은 잘 관찰해보았는데, 이런 습곡이 보이는 노두는 오랜만이었다.

그 중에서도 습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단층이 생길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래 사진에 정단층이 보이는가?

횡압력이 가해지는 과정에서 어떤 물질은 가운데로 모이지만, 다른쪽은 밀려서 빠져나갈 수 있다.

그래서 횡압력이 가해져도 정단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횡압력은 무조건 역단층이라는 오개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관입암도 관찰해 보았다.

이 지역은 신기하게도 관입이 한번만 일어난게 아니라 두번 이상 일어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포획암 중에서도 밝은 것, 어두운 것들이 나타났다.

학생들은 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어던 순서로 관입했는지 찾는 활동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원의 가운데 있는 미그마타이트를 관찰해보았다.

공원에서 드러난 노두 중에서도 가장 큰 곳이다.

변성암의 엽리도 성분이 다르기에, 풍화 침식에 대한 저항성도 다르다.

옆에서 보면 어떤 부분이 풍화가 많이 일어났는지 잘 보인다.

이 곳을 마지막으로 둘러본 뒤, 단체 사진을 찍고 귀가했다.

4. 후기

그 동안 지교연에서 하는 필드를 참여하고 싶었으나, 그 때마다 급한 일들이 생겨 참여하지 못했었다.

한번 와보니 배울 점도 많았고 재미도 있어서 다음 필드가 기대되는 하루였다.